CEP 시리즈 ⑥

지난 글에서는 CEP 개념이 에렌버그-배스 연구소에서 탄생해 영국·미국·일본으로 확산되어온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일본이 CEP를 실제 마케팅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에서는 CEP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카테고리 엔트리 포인트(CEP)가 일본에 처음 소개된 것은 바이런 샤프와 제니 로마니우크의 『How Brands Grow』 1권과 2권이 번역 출간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일본의 여러 마케팅 리서치 기업과 광고대행사, 컨설팅 펌, 학계·업계 단체(JMA 등)가 CEP에 관심을 보이면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로 자리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의 기업들은 CEP를 어떻게 이해하고, 실제 브랜드 전략에 적용하고 있을까요?


마크로밀, CEP 개념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다

일본에서 CEP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 기업 중 하나로 일본 리서치 업계의 리더 기업인 마크로밀(Macromill)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마크로밀은 CEP를 “브랜드 상기도(想起度)¹를 새로운 시각에서 파악하는 마케팅 컨셉”으로 소개합니다. 기존의 단순한 브랜드 상기도를 넘어, 브랜드와 카테고리의 연결고리를 소비자의 생활 상황이나 목적 측면에서 분석하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브랜드 상기도 조사는 다음과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탄산음료라고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즉, 카테고리와 브랜드의 1대1 매칭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CEP 관점에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어떤 상황에서 해당 카테고리를 떠올리는가?”

예를 들어 “아침식사 때”, “무더운 여름 오후”, “기분을 전환하고 싶을 때”와 같은 상황이나 목적이 탄산음료라는 카테고리를 떠올리게 만드는 CEP가 될 수 있습니다.

마크로밀은 이러한 관점에서 CEP를 활용하면 브랜드 상기도를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양한 CEP마다 소비자가 떠올리는 브랜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가능한 많은 상황에서 자사 브랜드가 떠오르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많은 CEP를 확보한다는 것은 소비자의 다양한 생활 맥락에서 브랜드가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CEP를 활용하면 기존의 단순한 ‘카테고리-브랜드’ 상기도 측정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소비 상황 속에서 브랜드의 포지션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 마크로밀의 설명입니다.

CEP를 데이터와 연결하다

마크로밀은 CEP 개념을 자사 컨설팅과 데이터 서비스에도 접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 구매이력 데이터 플랫폼인 QPR을 활용해 특정 상품군의 세부 카테고리를 정의하고, 각 CEP별 시장 볼륨을 파악하는 조사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는 CEP 관점에서 브랜딩 전략을 수립하려는 기업이 실제 데이터에 기반해 시장 규모를 평가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입니다.

마크로밀은 CEP 개념을 알리기 위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찾는 카테고리 엔트리 포인트 조사’ 세미나를 열어 CEP를 활용한 신시장 발굴 방법을 소개하고, 온디맨드 세미나와 관련 보고서 발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세미나에서는 비즈니스 성장의 두 축인 시장 쉐어 확대와 카테고리 성장을 달성하는 데 CEP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설명하고, CEP를 활용한 조사 방법을 공유했습니다.

2023년에는 마크로밀의 리서치 플래너 하라 다쿠야(原 拓也)가 마케팅 전문지 MarkeZine에 「CEP=카테고리 엔트리 포인트의 기본 해설」 및 「CEP의 조사 방법」을 연재했습니다.

전편에서는 CEP의 개념과 중요성을, 후편에서는 ‘특정(식별)–발상–평가’의 3단계 조사 방법론을 통해 CEP를 활용하는 절차를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마크로밀은 사내외 채널을 통해 CEP 개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고객사의 브랜드 진단과 성장 전략 수립에도 CEP를 활용한 컨설팅을 제공하며 실무 적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콜렉시아, CEP를 브랜드 재성장에 적용하다

마크로밀과 함께 일본에서 CEP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업으로 마케팅 컨설팅 기업 콜렉시아(Collexia)를 꼽을 수 있습니다.

콜렉시아는 2024년 1월 DAIKO와 Collexia가 공동 개최한 세미나를 기반으로 작성된 시리즈 기사 「ブランド復活の鍵、CEPとは?」(브랜드 부활의 열쇠, CEP란?)에서 오래된 장수(롱셀러) 브랜드의 성장 정체 문제를 CEP 관점에서 해결하는 접근법을 소개했습니다.

Collexia의 대표 무라야마 미키로(村山 幹朗)는 JMA(일본마케팅협회) 공인 마케팅 마스터이기도 합니다.

그는 5000건 이상의 고객 여정을 분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재성장에 CEP 개념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콜렉시아는 실제로 실시한 ‘CEP 브랜드 진단’ 조사 결과를 통해 브랜드와 CEP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는 다양한 CEP에서 1위를 차지하며 여러 생활 문맥을 포괄하고 있었지만, 점유율이 낮은 브랜드일수록 우위를 가진 CEP가 거의 없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여기서 콜렉시아가 주목한 것은 바로 경쟁 브랜드가 모두 간과한 CEP입니다.

경쟁 브랜드가 아직 장악하지 못한 CEP를 찾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면, 침체된 장수 브랜드를 다시 성장시키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콜렉시아와 함께 일한 DAIKO 역시 “브랜드 부활의 핵심은 CEP 활용에 있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의 주요 광고업체들 역시 CEP를 새로운 브랜드 전략 도구로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콜렉시아의 마케팅 사이언티스트 세리자와 렌(芹澤 連)은 최근 저서 『미고객 이해(未顧客理解)』를 통해 CEP 개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구매하지 않는 사람, 즉 ‘미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브랜드 성장에 기여하며, 이를 위해 CEP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다양한 에비던스와 사례를 통해 설명합니다.

콜렉시아는 기업 내부 교육과 트레이닝을 통해 100개 이상의 기업에 미고객 이해와 CEP 활용 노하우를 전수하며, 기업이 미고객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브랜드 성장과 시장 성장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일본 리서치 업계 1등인 인테이지(Intage), 네오마케팅, 벨류즈 등이 CEP 개념을 활용한 다양한 캠페인과 리서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겐다즈 vs 가리가리군 : 여러 개의 CEP와 하나의 강력한 CEP

지금까지 일본에서 CEP를 전파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을 살펴봤습니다. 이제 실제 브랜드 사례를 통해 CEP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FMCG 분야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Häagen-Dazs)는 총 14개의 일상 상황 CEP 중 8개 상황에서 1위로 연상되는 등 다수의 CEP를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CEP 중 하나는 “조금 사치스러운 작은 행복을 느끼고 싶을 때”입니다. 이 상황에서 응답자의 57.8%가 하겐다즈를 연상했다고 합니다.

하겐다즈는 이처럼 아침, 간식, 더운 날, 기분 전환 등 다양한 생활 맥락에서 “아이스크림 = 하겐다즈”라는 연결고리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지더라도 하겐다즈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이러한 다중 CEP 확보는 하겐다즈의 높은 시장 점유율과도 연결되어 있으며, 브랜드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가리가리군(ガリガリ君)처럼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특정 CEP에 강하게 자리 잡은 브랜드도 있습니다.

가리가리군은 저가 얼음과자로, “무더운 날 더위를 달래고 싶을 때”라는 하나의 CEP에서 44.4%라는 압도적인 연상률을 기록했습니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에 비해 특정 상황에서는 소비자 기억 속에 훨씬 강하게 자리 잡은 브랜드인 것입니다.

이처럼 ‘강력한 CEP’ 하나를 보유한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특정 소비 맥락에서 높은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시장 도전자 브랜드가 제한된 자원으로 특정 사용 상황을 집중 공략해 니치에서 강자의 위치를 차지하는 전략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가리가리군은 “여름철 더위 해소” 아이스크림이라는 독보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아직 주인이 없는 CEP를 찾아라

CEP 분석은 새로운 기회 영역을 발견하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앞서 아이스크림 조사에서 “목욕 후에 무언가 먹거나 마시고 싶을 때”라는 CEP는 시장 규모가 네 번째로 큰 상당한 수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어느 브랜드도 약 20% 내외의 비슷한 연상률을 보였을 뿐, 뚜렷한 1위 브랜드가 없었습니다.

즉, 아직 어떤 브랜드도 이 CEP를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새로운 브랜드에게는 일종의 ‘블루오션’에 가까운 영역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콜렉시아 팀은 이 사례를 통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CEP인데 지배적 브랜드가 없다면, 해당 상황을 집중 공략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제조사가 “목욕 후 달콤한 즐거움”이라는 메시지로 신제품이나 캠페인을 전개해 해당 CEP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맥주·청량음료, 이미 CEP를 활용해온 카테고리

FMCG의 또 다른 사례로는 맥주 시장을 들 수 있습니다.

마케팅 컨설팅사 Sellwell은 CEP 해설에서 “목욕 후 맥주가 생각날 때 떠오르는 브랜드”로 아사히 수퍼드라이나 기린 이치방시보리를 예로 들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일본 소비자에게 “목욕 후 시원한 한 잔”은 맥주 카테고리의 대표적인 진입 상황입니다.

각 맥주 회사는 오래전부터 이 CEP를 선점하기 위해 “목욕 후 한 잔의 행복”과 같은 CM 콘셉트를 활용해 왔습니다.

청량음료 업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더운 날에는 콜라나 사이다가 떠오른다”는 설명에서 볼 수 있듯, “더울 때 갈증 해소”라는 CEP를 두고 코카콜라, 사이다 등 브랜드 간 경쟁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처럼 상황별 연상 이미지는 일본 FMCG 브랜드 전략의 중요한 축이었습니다.

CEP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부터도 CM이나 광고 카피에서 구체적인 상황을 연출하며 소비자 기억을 형성해온 것입니다.

이제는 이러한 활동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수치화함으로써 보다 전략적인 브랜드 포지셔닝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포카리 스웨트, 소비자 행동에서 새로운 CEP를 발견하다

또 다른 FMCG 사례로 스포츠음료 포카리 스웨트(Pocari Sweat)의 CEP 전략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앞서 Values 세미나에서 소개된 내용에 따르면, 포카리 스웨트는 전통적으로 “운동 후 수분 보충”이나 “갈증 해소” 상황에서 떠오르는 이온음료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열이 났을 때의 수분 섭취”라는 새로운 CEP를 구축한 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거 일부 소비자가 감기에 걸려 열이 날 때 포카리를 마시기 시작했고, 이를 제조사가 마케팅 기회로 포착해 “열이 날 때 포카리” 이미지를 프로모션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많은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아플 땐 포카리”를 연상하게 되었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사우나 붐을 타고 “사우나 후 오로나민C와 포카리를 섞어 마시는 오로포 문화”가 나타나면서, “사우나 후 수분 보충 = 포카리”라는 새로운 CEP가 형성된 점도 흥미로운 변화입니다.

이처럼 FMCG 업계에서는 시대 변화와 생활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CEP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가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차지하는 기억 구조(Memory Structure)를 확장해나가는 것입니다.


자동차 산업, 데이터 기반 CEP 분석은 이제 시작 단계

일본의 자동차 산업은 전통적으로 브랜드 고유 이미지와 사용 맥락이 강하게 연결된 분야입니다. 그만큼 CEP를 활용한 마케팅 잠재력도 큰 영역입니다.

다만 FMCG와 달리 자동차는 구매 빈도가 높지 않고 고관여(long consideration) 제품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CEP 조사를 통해 성과를 거뒀다고 공개된 사례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자동차 회사들은 오래전부터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상황별 니즈를 고려해 모델을 포지셔닝해왔습니다. CEP의 관점에서 보면 이 역시 일종의 CEP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를 갖게 되어 더 안전한 패밀리카가 필요할 때” 떠오르는 자동차로 토요타 시에나나 혼다 오딧세이를 연상하게 하거나, “주말에 아웃도어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스바루의 SUV를 떠올리게 하는 식입니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TV 광고나 웹 캠페인에서도 가족 여행, 출퇴근, 드라이브 데이트, 캠핑 등 구체적인 생활 장면을 연출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특정 상황 = 특정 차량’이라는 연상 공식을 소비자에게 형성해온 것입니다.

CEP 관점에서 보면 이는 자동차 카테고리의 세부 진입 상황을 공략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스바루는 “안전한 전천후 주행” 이미지를 강조해 “눈길이나 빗길 운전 시 떠오르는 차량”이라는 CEP를 차지하고자 했습니다.

미니밴 브랜드들은 “大家族でのお出かけ(대가족의 외출)” 상황을 광고 소재로 삼아 패밀리카 CEP를 선점하려 노력해왔습니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CEP 활용이 시작될까?

최근 들어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도 데이터에 기반한 CEP 분석 움직임이 나타날 조짐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자동차 제조사가 SUV 시장의 CEP를 조사한다면 “어떤 상황에서 SUV를 고려하게 되는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가령 다음과 같은 상황이 SUV 카테고리의 대표적인 CEP가 될 수 있습니다.

  • “주말 캠핑을 계획할 때”
  • “대설(大雪) 등 악천후에 대비할 때”
  • “차로 장거리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만약 자사 브랜드가 이 중 특정 상황에서 경쟁우위를 갖지 못하고 있다면, 해당 CEP를 겨냥한 메시지를 개발하거나 상품 기능을 강조해 브랜드 상기도를 강화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성공 사례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자동차 기업들도 CEP 개념을 활용해 각 차량 모델의 이상적인 사용 시나리오를 정의하고 그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결국 차량 구매 고려군(Evoked Set)에 자사 모델을 포함시키는 전략으로, CEP 개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일본의 CEP 활용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

지금까지 일본에서 카테고리 엔트리 포인트(CEP) 개념이 확산되고, 브랜드 성장 전략에 활용되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마크로밀, 콜렉시아, 인테이지와 같은 리서치 기업들이 CEP 기반 조사와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으며, FMCG를 비롯해 자동차, 화장품, 가전 등 다양한 산업에서도 CEP를 활용한 포지셔닝 전략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일본 시장에서는 CEP 개념이 더욱 체계적으로 발전하고, 브랜드가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더 많은 ‘진입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굳이 일본을 사례로 CEP를 살펴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CEP라는 용어 자체가 낯설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리서치 기업과 광고업계가 CEP를 실제 브랜드 전략과 조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체가 있는 사례인 만큼, 앞으로 1년 뒤 한국의 마케팅 현장에서는 CEP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지 기대해볼 만합니다.


마치며, 한국 마케팅 현장에도 CEP가 필요한 이유

이번 편을 마지막으로 6편에 걸쳐 CEP의 정의부터 성공 사례, 확장 전략, 브랜드 포지셔닝, 개념의 탄생과 발전, 그리고 일본의 실전 활용 사례까지 살펴봤습니다.

일본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CEP는 완전히 새로운 마케팅을 만들어내는 이론이라기보다, 이미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상을 체계적으로 발견하고 측정하는 프레임워크에 가깝습니다.

한국에서도 “출출할 때 생각나는 과자”, “숙취 해소가 필요할 때 떠오르는 음료”처럼 특정 상황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마케팅은 이미 익숙합니다.

앞으로 소비자의 맥락과 상황을 파악하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러한 활동을 데이터로 측정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CEP의 역할도 커질 것입니다.

특히 AI가 검색을 대신하는 GEO 시대에는 CEP의 중요성이 또 다른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AI가 소비자를 대신해 브랜드를 추천하더라도, AI가 참고하는 데이터 속에서 특정 상황과 함께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브랜드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겐다즈처럼 여러 소비 상황에서 강하게 연상되는 브랜드는 사람의 기억뿐 아니라 AI가 브랜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결국 무대가 사람의 기억에서 AI의 학습 데이터로 하나 더 넓어졌을 뿐, “특정 순간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선택된다”는 CEP의 핵심 원리는 여전히 유효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브랜드가 소비자의 어떤 순간에 떠오르고 있는지, 그리고 아직 경쟁 브랜드가 선점하지 못한 CEP는 무엇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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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

¹ 상기도(想起度): 특정 카테고리나 상황에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얼마나 잘 기억해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얼마나 잘 떠올리는가’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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