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학교) & 프로젝트 소개>
본 기획/실습 시리즈는 서울예술대학교 광고창작전공 3학년 2학기 수업 ‘데이터 리터리시와 고객경험(김유나 지도교수)’에서 진행된 실습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이 검색 데이터를 활용해 이벤트 기획을 설계한 사례이다. 본 과제는 이벤트 마케팅 기업 BLENT의 가상 프로젝트 ‘천기누설 X-코리아 페스티벌’을 주제로, 감각 중심의 아이디어가 아닌 데이터를 기획의 출발점으로 삼는 방식을 실험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총 6명의 학생이 개인 과제로 참여했으며, 리스닝마인드 대시보드를 활용해 오컬트 콘텐츠 소비 행태를 분석하고, 이를 오프라인 페스티벌 경험 설계로 구체화했다.

가장 불확실한 것을 확실하게, 리스닝마인드

숫자와 친하지 않았던 나에게 데이터는 늘 막연하고 어려운 존재였다. 광고를 처음 공부했을 때도 데이터는 기획의 출발점이라기보다, 결과를 설명하거나 성과를 증명하기 위해 뒤늦게 등장하는 ‘증거’에 가까웠다.
하지만 기획을 공부하며 한 가지 사실을 점점 체감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왜 찾는지, 무엇을 기대하는지, 어디에서 망설이는지에 대한 질문 자체가 곧 데이터라는 것이었다.

이 글은 검색 데이터와 리스닝마인드를 활용해, 서울예술대학교 광고창작전공 ‘데이터 리터리시와 고객경험’ 수업 과제였던 ‘천기누설 X-코리아 페스티벌’을 어떻게 기획으로 구체화 했는지를 정리한 실습 기록이다.

리스닝마인드가 바꾼 기획의 순서

수업을 통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기획의 순서였다.
그동안은 가설을 먼저 세우고, 중간 중간 데이터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기획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리스닝마인드를 활용하면서, 가설보다 먼저 소비자의 흐름을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인텐트 데이터를 보게 되었다.

소셜 데이터가 ‘보여주고 싶은 말’이 섞인 공간이라면, 검색 데이터는 욕망·불안·필요가 비교적 그대로 드러나는 영역이다. 검색창에는 사람들이 가장 솔직한 상태로 남긴 질문이 축적되어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리스닝마인드가 단순히 검색량을 나열하는 도구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어떤 의도로 검색하고, 그 전후에 어떤 경로를 밟는지를 패스파인더와 클러스터파인더를 통해 하나의 여정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무엇이 유행인가’를 넘어 ‘왜 그것을 찾는가’를 이해하게 만드는 경험이었다.

천기누설 X-코리아, 모두의 축제가 되기까지

과제의 베이스는 오컬트·무속 트렌드였다. BLENT의 브리프는 K-무속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체험형 축제를 홍대에서 약 18일간 운영하는 대형 이벤트였다.

하지만 샤머니즘이라는 특성상,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설득력을 갖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았다.
이때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었다.

“샤머니즘이 부담스럽다면, 샤머니즘의 방식으로 다가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할로윈 역시 증명되지 않은 미신에서 출발했지만, 사람들은 그 세계관과 분위기를 즐긴다.
그렇다면 한국 전통의 오컬트 IP 역시, 충분히 하나의 ‘시즌 문화’로 확장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기획의 목표를 이렇게 설정했다.
‘천기누설 X-코리아를 한국의 할로윈으로 만들자.’

데이터로 읽은 시즌, 그리고 공간

좌측)리스닝마인드 인텐트파인더 (운세, 사주, 신점 관련 키워드)/ 우측) 패스파인더 ‘오늘의 운세’
리스닝마인드 인텐트파인더 (민화, 무속, 무당, 길상문 등 키워드 10개 검색 결과)

리스닝마인드 인텐트 데이터를 통해 운세·점·타로, 전통 상징, 소비자의 감정 키워드를 교차 분석했다. 그 결과, 20대를 핵심 타겟으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판단에 이르렀다.

‘데이터 리터러시와 고객경험 기획안(강민서 학생)’ 중 발췌

이후 20대가 선호하는 오프라인 공간을 분석한 결과, 성수가 핵심 거점으로 도출되었고, 그 중심에는 스토리와 세계관을 가진 팝업스토어가 있었다.

‘데이터 리터러시와 고객경험 기획안(강민서 학생)’ 중 발췌

이 경험을 통해 2030이 소비하는 공간의 본질은 ‘체험’이 아니라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만의 시즌을 만들 수 있을까

발렌타인데이, 할로윈, 크리스마스처럼 매달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페스티벌은 대부분 해외에서 유입된 문화다.
K-무속 트렌드가 확장되고 있는 지금, 우리만의 시즌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느꼈다.

‘데이터 리터러시와 고객경험 기획안(강민서 학생)’ 중 발췌

리스닝마인드로 2030의 검색 데이터를 살펴보면, ‘불안’, ‘심리적 안정’, ‘새 출발’ 키워드는 특히 1월에 검색량이 집중된다.
이는 신년이 단순한 축하의 시점이 아니라,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시기임을 보여준다.

이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전통 정화 의식인 ‘목욕재계’에서 착안한 컨셉을 도출했다.

‘데이터 리터러시와 고객경험 기획안(강민서 학생)’ 중 발췌
리스닝마인드 인텐트파인더 (US) ‘Korea/Korean’ 연관 키워드 중 ‘spa’ 관련 검색어

글로벌 검색 데이터에서도 ‘KOREA/KOREAN’ 연관 키워드 상위에 ‘SPA’가 등장한 점은 이 방향성에 확신을 더해주었다.

최종 컨셉: 〈개운한 목욕탕〉

‘데이터 리터러시와 고객경험 기획안(강민서 학생)’ 중 발췌

최종 제안한 페스티벌 컨셉은〈개운한 목욕탕〉이다.
십이지신과 열두 띠 세계관을 확장해, 매년 신년마다 개운을 위해 열리는 목욕탕이라는 설정을 만들었다.

  • 오컬트를 어렵지 않게 풀어낸 친숙한 공간
  • 연말의 액운을 씻고 새해의 운을 맞이하는 정서적 전환 경험
  • 2030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뉴트로 세계관

이 컨셉은 리스닝마인드 데이터로 확인한 소비자 니즈를 기준으로 설계되었고, 그 결과 기획 전반에 일관된 논리를 부여할 수 있었다.

데이터는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는다

데이터를 쓰면 창의성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번 실습을 통해 느낀 것은 그 반대였다. 데이터는 상상력을 제한하는 도구가 아니라, 상상력이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내비게이션에 가깝다.

특히 검색 데이터는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문장과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카피와 컨셉을 설계할 때 현실적인 언어를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번에는 하나의 사례에만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크리에이티브에 데이터 기반의 논리를 붙여 설득의 밀도를 높이고 싶다.

가장 불확실한 영역이라 여겨졌던 샤머니즘을, 데이터로 차근차근 구조화해 나간 경험은 매우 인상 깊었다.
불확실함을 확실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인텐트 데이터의 힘이라는 것을 이번 실습을 통해 체감할 수 있었다.

※ 본 글은 서울예술대 광고창작전공의 ‘데이터 리터리시와 고객경험(김유나 지도교수)’ 수업에서 리스닝마인드를 활용한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강민서’ 학생의 원문을 일부 다듬어 편집한 내용입니다. 기획 과제인 ‘천기누설 X-코리아 페스티벌’ 이벤트는 BLENT(블렌트)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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