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최근 일본 Z세대 사이에서 ‘○○계(카이와이, 界隈)’라는 표현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특정 취향이나 관심사를 공유하는 집단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요즘은 어떤 단어나 상황에도 ‘계(界隈)’를 붙여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계’는 단순한 취미 기반 모임을 넘어, 공감과 소속감을 중심으로 형성된 느슨한 커뮤니티를 의미하며, 일본 Z세대의 소비 성향과 가치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검색 데이터로 ‘계(界隈)’라는 키워드에 담긴 심리적 맥락을 분석하고, 일본 Z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에 어떤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계: 월 100만 회 이상 검색되는 일본 Z세대 트렌드

‘계(界隈)’가 포함된 검색 키워드는 총 7,431건으로, 최근 3개월간 월 평균 검색량은 약 117만 회, 연간 기준으로는 약 867만 회에 달하는 규모가 큰 시장입니다.
특히 2025년 2월부터 3월 사이에 검색량이 급증했으며, ‘계’ 관련 키워드는 트렌드와 유행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특징을 보입니다.

또한 ‘목욕 캔슬계(風呂キャンセル界隈)’, ‘천사계(天使界隈)’, ‘푸쿠푸쿠계(ぷくぷく界隈)’, ‘100엔 지갑계(100均財布界隈)’, ‘외눈계(片目界隈)’ 등 다양한 파생 키워드가 등장하고 있으며,
‘계 진단(界隈診断)’, ‘계 알아보는 법(界隈の調べ方)’, ‘계 리스트(界隈一覧)’ 등 ‘계’를 이해하거나 나에게 맞는 ‘계’를 찾으려는 탐색형 검색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캔슬계’ 급증 중: 일본 Z세대의 “안 하고 싶은 욕망”

‘목욕 캔슬계(風呂キャンセル界隈)’를 시작으로 확산된 이 트렌드는, 최근에는 목욕 외에도 캔슬하고 싶은 욕구가 다양한 검색어로 드러나고 있습니다.(최근 3개월 기준 월 평균 검색량 기준)

  • 風呂キャンセル(목욕 캔슬) – 61,418회
  • 健康キャンセル(건강 캔슬) – 10,185회
  • 人生キャンセル(인생 캔슬) – 1,987회
  • 睡眠キャンセル(수면 캔슬) – 1,450회
  • 歯磨きキャンセル(양치 캔슬) – 1,300회

검색어를 보면 ‘캔슬계’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는 점이 보입니다.

  • 회피·피로형: 목욕이나 양치처럼 ‘해야 하는 일상 루틴’을 안 하고 싶어하는 유형
  • 일탈·해방형: 건강을 위해 절제해야 할 것을 일부러 깨는 ‘건강 캔슬’처럼, 규범을 거스르며 자유를 추구하는 유형

목욕 캔슬계: 씻지 않음에 담긴 3가지 심리 유형

목욕 캔슬계(風呂キャンセル界隈)는 말 그대로 목욕을 안하고 싶은 사람들의 계입니다.
‘목욕 캔슬계’ 관련 검색 흐름을 살펴본 결과,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사용자 특성이 나타났습니다.

1. 공감・밈 소비형

특징: 밈으로서 ‘○○계’를 즐기는 층. 트렌드의 유래나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누가 속해 있는지에 관심이 많음.‘○○계’를 일종의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며, 공감, 재미, 공유하고 싶은 욕구가 큼.

검색 키워드 예시: 목욕 캔슬계란?, 목욕 캔슬계 연예인, 목욕 캔슬 원조 등

인사이트: 트렌드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어떤 유명인이 속해 있는지를 추적하며, ‘○○계’를 밈화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적 소비.

2. 실용・불안형

특징: 목욕을 하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는 현실적인 리스크나 위생 관련 걱정에서 비롯된 검색.‘내가 괜찮은 건가?’, ‘남들에게 불쾌감을 주진 않을까?’ 하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불안이 반영됨.

검색 키워드 예시: 목욕 캔슬 며칠까지, 목욕 캔슬 머리카락, 목욕 캔슬 냄새 등

인사이트: 실용적인 고민 해결을 위한 검색 흐름으로, 생활 꿀팁, 위생 아이템, 자기관리 콘텐츠와의 연결 가능성.

3. 병리・심리 연결형

특징:우울감, 번아웃, 무기력 등 심리적·정신적 요인과 연결된 검색 흐름.‘씻고 싶어도 못 하는’ 상태를 스스로 진단하거나 공감받고자 하는 성향.

검색 키워드 예시: 목욕 캔슬 우울증, 목욕 못들어가는 정신상태, 적응장애 목욕 못함 등

인사이트: ‘목욕을 못 한다’는 것은 단순 게으름이 아닌, 정신적 신호로 인식.공감 콘텐츠, 위로성 콘텐츠, 자가 진단 도구나 커뮤니티와 연결될 수 있음.

‘건강조차 쉬고 싶은 날’… 건강 캔슬계의 해방 심리

‘건강 캔슬계’는 평소의 건강한 식습관이나 자기관리를 잠시 내려놓고,“오늘만큼은 내가 좋아하는 걸 실컷 먹고 싶다”는 일탈적 욕망과 해방감을 즐기는 계입니다.

이는 단순히 몸이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 하는 ‘목욕 캔슬계’ 와는 다릅니다.‘일부러 건강을 내려놓고 싶다’는 의도적인 선택, 즉 선택적 일탈 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검색어 분석

‘건강 캔슬계’ 관련 검색어를 분석해보면, 돈베이(どん兵衛), 아카이 키츠네(赤いきつね), 신라면(辛ラーメン) 면류 제품이 특히 많이 등장합니다.
이는 면류가 건강 캔슬계 내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검색경로 분석

검색경로에서도 주로 돈베이를 활용한 고칼로리·레시피 콘텐츠로 이어지고 있으나, 앞으로는 다른 식품 브랜드나 외식 프랜차이즈, 디저트 업계 등에서도 ‘건강 캔슬계’에 맞는 메뉴 제안을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건강한 식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라 하더라도,“가끔은 괜찮아”라는 치팅데이 콘셉트로 접근하거나 건강 캔슬한 다음날에 먹기 좋은 메뉴와 같은 접근도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귀여움과 가성비를 함께 추구하는 ‘천사계’의 소비 행동

구글재팬 검색결과화면 : 天使界隈(천사계)

마지막으로 월평균 29,100회 검색되는 천사계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사계란 하늘색이나 흰색 같은 옅은 색감을 중심으로 한 패션과 메이크업, 그리고 덧없고 청초한 분위기를 지닌 ‘천사 같은 존재’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된 계입니다.

검색 경로를 분석한 결과, ‘천사계’는 패션 및 뷰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의외로 츄리닝처럼 편안하고 실용적인 옷에 대한 수요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색이나 흰색뿐만 아니라 핑크 계열 색상에 대한 관심도 함께 나타났고, 의류 브랜드/유통으로 보면 시마무라와 같은 비교적 저렴한 브랜드와의 연결성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는 천사계 패션이 일상복이라기보다는 주말이나 특별한 이벤트용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싼 브랜드보다는 ‘한두 번만 입어도 괜찮은’ 가성비 높은 아이템이 더 선호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트렌드 변화가 빠른 패션의 특성과 함께, 주요 소비층이 학생이나 20대 초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은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계’는 단순한 Z세대의 유행이나 커뮤니티 문화로 보이지만, 감정·상황·공감 코드에 따라 형성되는 트렌드이기 때문에 브랜드에서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목욕 캔슬계’ 는 드라이샴푸나 클렌징 시트와 같은 데일리 워시 아이템,
‘건강 캔슬계’는 라면이나 매운 요리, 디저트와 고칼로리 음식,
‘천사계’는 뷰티나 패션 제품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마케팅 접점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검색데이터를 활용하면 한국에서도 일본 트렌드를 알 수 있으며, SNS에서는 보이지 않는 소비자의 속마음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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